- 막대한 설치·유지비 감춘 ‘친환경’ 프레임, 시장 홍보를 위한 ‘전시용’ 의구심
- “공무원 전원 투입” 강조하며 ‘스마트 제설’ 홍보하는 모순적 행정
<연리지TV-편집장 지병호> 지난 2일 태백시에 내려진 대설경보와 함께 시작된 긴급 제설작업을 두고, 시가 쏟아낸 ‘스마트 제설 인프라’ 홍보가 실제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구간에만 설치된 ‘도로 열선’ 효과를 부각하는 태백시 태도는 폭설에 고립된 이면도로 시민들 고통을 외면한 채 시장 치적을 홍보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 ‘전시 행정’의 표본, 28개소 열선에 가려진 300km 눈길
태백시는 이번 제설 과정에서 인도와 도로 등 28개소에 설치된 열선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태백시 스스로 밝힌 제설 대상 도로는 343개 노선, 총연장 303.7km에 달한다. 전체 도로망 10%도 채 되지 않는 극소수 구간 ‘눈 녹은 풍경’을 태백시 전체 안전 확보인 양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비약이다.
시민 A씨(황지동)는 “열선이 깔린 일부 구간만 지나면 다시 빙판 눈길인데, 시청은 마치 태백 전체가 스마트하게 관리되는 것처럼 말한다”며 “열선 혜택을 못 받는 대다수 이면도로 주민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 ‘친환경’으로 포장된 고비용 저효율, 예산 낭비 논란
시는 열선 제설이 제설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방식’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설치 비용과 막대한 유지관리비(전기료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도로 열선은 설치 단가가 높고 고장 시 도로를 재굴착해야 하는 등 사후 관리 부담이 크다.
제설 전문가들은 “열선은 특정 경사로 보조 수단일 뿐, 태백처럼 적설량이 많은 지역에서 이를 핵심 인프라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스마트’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붙여 태백시장의 현대화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 ‘스마트’ 자랑하면서 “공무원 전원 현장 투입”?
더욱 모순적인 점은 시의 대응 방식이다. 시는 ‘스마트 제설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자랑하면서도, 동시에 “전 공무원을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작동한다면 행정 공백을 초래하면서까지 공무원들을 삽 한 자루에 의지해 현장으로 내모는 구시대적 방식은 최소화됐어야 마땅하다.
이는 결국 태백시가 내세우는 ‘선제적 제설 체계’가 실상은 인력 동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스마트 인프라’는 대외 홍보용 혹은 타 시·군 벤치마킹을 유도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함을 방증한다.
■ ‘모범 사례’ 운운하기 전에 내 집 앞부터 살펴야
태백시는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한다며 ‘제설 모범 도시’라 자평했다. 하지만 자화자찬에 빠지기 전, 열선의 혜택을 받지 못해 매년 반복되는 블랙아이스 사고와 제설 사각지대에 놓인 노약자들 보행권부터 챙겨야 한다.
시민의혈세로 지어진 인프라가 특정인 ‘정치적 치적’을 위한 홍보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행정 신뢰도는 무너진다. 태백시는 화려한 ‘스마트’ 수식어 뒤에 숨지 말고, 303km 도로 전체를 아우르는 실질적이고 평등한 제설 대책을 먼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