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수몰 확정, 청정메탄올 사업 차질 불가피
[연리지TV-편집장 지병호] 태백시 장성동 심장부였던 장성광업소 갱도가 끝내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거리를 메웠던 시민들 절규와 눈물겨운 투쟁은 철저히 농락당한 채, 처참한 물거품으로 끝났다. 태백시와 시의회, 그리고 지역 단체들이 앞장서 '주민과 함께하겠다'며 부르짖던 구호는 2천 9백 장성 주민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기 위한 잔인한 기만극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1. 2억 원의 혈세 반납, 처음부터 '기획된 패배'였나
애당초 가처분 신청으로 갱도 수몰을 막아낼 진정한 의지가 있었다면, 태백시는 철저한 법적·행정적 명분부터 쥐고 싸웠어야 했다.
하지만 이상호 태백시장은 2025년 책정된 '장성광업소 폐갱도 활용방안 용역비' 2억 원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반납했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스스로 꺾고 무기를 내던진 꼴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투쟁 최전선에 섰던 장성동주민대책위와 투쟁위의 기괴한 침묵이다. 생존권이 걸린 사투의 한복판에서, 그들은 2억 원을 반납하며 직무를 유기한 이상호 시장을 향해 단 한 번의 항의나 해명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시장과 투쟁위가 한통속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주민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이 피 토하는 탄식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철저히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는 뼈아픈 진실을 가리키고 있다.
2. 최고 실세 이철규 의원 철저한 방관, 수몰을 방조하다
장성광업소 폐광 기일이 결정되고 시계초침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윤석열 정부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철규 국회의원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그는 장성광업소를 총괄하고 관리 감독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있었다. 만약 이철규 의원이 단 한 번이라도 폐갱도 수몰 문제에 진정성을 가지고 산자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절차를 밟았다면, 장성이 이토록 허망하게 붕괴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결국 태백시 뻔뻔한 수수방관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수몰 금지 가처분 신청은 법정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휴지 조각처럼 기각되고 말았다.
3. 다가오는 '장성 엑소더스( 대규모 탈출)', 공동화는 이미 시작됐다
폐광 이후 광부들 산재 처리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2년 남짓. 이제 그 유예기간마저 끝이 보인다.
산재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는 순간, 평생을 검은 땀으로 일궈온 광부들은 더 이상 미련 없이 장성을 떠날 것이다. 인구 유출은 단순한 숫자 감소가 아니라, 지역 심장 박동이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거리 불빛은 꺼지고 상권은 연쇄 도산할 것이며, 장성동은 걷잡을 수 없는 가속도 속에 텅 빈 유령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4. 희망 고문으로 전락한 '청정메탄올', 끝없는 절망의 늪
이철규, 이상호 등 선출직 권력자들이 철저히 외면한 결과, 장성 주민들 절망감은 극에 달했다.
장성 유일한 동아줄처럼 선전되던 '청정메탄올 사업'조차 참담한 현실 앞에서는 희망 고문일 뿐이다. 장성광업소 부지를 활용한다는 사업 기초가 갱도 수몰이라는 현실에서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드는 이유다. 또한 향후 펼쳐질 이재명 정부 및 우상호 강원도 체제라는 완전히 뒤바뀐 정치 지형도 속에서, 지역 선출직들이 과연 국책 사업을 원활히 이끌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2천9백 장성 주민은 집단지성을 통한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단계는 이미 사라졌다고 판단한다. 젊은 층 이탈과 더불어 장성광업소 집단 해체로 인해 장성을 지키고 이끌어가는 지성이 사라진 것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이는 정치에 끊임없이 농락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정치인들 얄팍한 셈법과 기만에 철저히 이용당한 끝에 장성 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숨 막히는 패배감뿐이다. 희망이 거세된 도시, '장성의 멸망'은 더 이상 먼 미래 경고가 아니다. 지금 당장 우리 눈앞으로 바삐 다가오고 있는 가장 끔찍하고 냉혹한 현실이다.

